[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고상한 자태 뒤에 감춰진 크나큰 욕망과 차가운 눈빛이 오싹함을 선사한다.
'악마판사' 속 김민정은 악(惡)을 입고 있어 더 매력적이다.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의 정선아는 사회적 책임재단의 상임이사다.
우아한 외모와 사람을 상대할 때의 능숙한 면모로 중요한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악마판사' 초반의 정선아는 강요한(지성)이 라이브 법정쇼를 통해 피의자들에게 기상천외한 판결을 내리는 모습을 그저 지켜봤다.
차경희(장영남)의 하대에 속은 뒤틀릴지라도 애써 미소를 지으며 상황을 해결해 왔다.
강요한의 행보를 흥미롭게 지켜보며 정선아에게 무언가 더 있을 것이라는 언질을 줬다.

최종 보스가 정선아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김민정이 연기하는 정선아의 본색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을 주무르는 권력 무리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듯 했지만 그는 누구보다 강한 힘을 가진 인물이었다.
대통령 허중세(백현진)가 거슬리자 안마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발로 짓누르는 장면부터 시작해 사회적 책임재단 이사장 서정학(정인겸)의 손발 같은 존재인 줄 알았으나 실상은 서정학에게 사정없이 폭행을 가하고 칼을 찌를 정도로 누구보다 위에 서있는 존재였다.

강요한을 향한 집착을 드러내는 장면 또한 김민정의 나직한 말투, 잔혹한 미소와 만나 시너지를 발휘했다.
강요한을 납치해 묶어두고 "안녕 도련님?"이라고 인사하면서 키스를 하는 장면, 멸시와 조롱을 당해 자존심이 찢겨지자 "강요한 찢어 죽여버릴 거야"라며 살기를 드러내는 장면 등이 인상을 남겼다.

정선아는 위험천지인 빈민촌에서 성장한 과거를 지니고 있다.
험난한 주변 환경으로 인해 정선아는 증오와 폭력을 곁에 둔 채 자라났다.
권력을 손에 쥐게 되게 된 그는 상대방에 따라 자유자재로 이중적 얼굴을 만들면서 인정사정 없이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악인이 되어 있었다.
아름다운 얼굴로 잔혹한 면면들을 드러내기에 정선아라는 인물이 더욱 서늘하게 다가온다.

정선아의 독기가 한창 올라 있기에 그의 다음 계획이 궁금해진다.
강요한의 최대 숙적으로서 어떠한 또 다른 곤경을 안겨줄지, 정선아를 입고 있는 김민정은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tvN '악마판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