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충성!”, “다음엔 앞줄 중앙으로.” “뽑도록 할게.”

긴장감 넘치던 행사장 분위기는 “충성” 한 마디에 눈 녹듯 사라졌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한 김천 상무 정정용 감독을 비롯해 비장한 각오를 밝힌 FC서울 김기동 감독 등 사령탑의 재치 있는 입담이 ‘하나은행 K리그 2024’ 개막 미디어데이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개막을 닷새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사령탑과 선수의 표정엔 비장함이 묻어났다.
“팬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겠다” “바뀐 모습을 보이겠다” 등 다부진 각오가 나왔는데, K리그1 12개 팀 중 가장 마지막에 마이크를 든 정정용 감독은 갑작스럽게 “충성!”이라면서 ‘불사조 군단’ 특성에 맞는 첫 인사로 웃게 했다.

정 감독은 “분위기가 무거워보여서 옆에 앉은 (김)현욱이에게 시켰는데, 내가 대신했다”면서 “2부에서 우리만 올라왔다.
1부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팬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감독 따라 김현욱도 “충성”을 외쳤다.
그러면서 “유일한 승격팀이다.
기분 좋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도전자의 입장으로 부담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 시즌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은 ‘자리’로 시즌 목표를 밝혔다.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 때 항상 앞자리 중앙(우승, 준우승 팀 좌석)에 앉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뒷줄 중앙에 있네?”라고 웃으며 “내년에는 앞줄 중앙에 앉겠다”고 강조했다.



광주FC에서 대전 하나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래퍼’ 이순민은 “사람 인생은 이름 따라간다.
대전 하나시티즌의 팀명처럼 하나 돼 위로 가는 시즌을 만들겠다”며 자신이 작곡한 노래 제목 ‘Wero’를 함께 언급하는 재치를 보였다.

이날 정 감독은 ‘강제로 데려오고 싶은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바로 옆에 앉아 있다”라고 했다.
두 칸 띄워 앉은 ‘옛 제자’ 조영욱을 향한 답이다.
그는 지난해 상무 복무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조기 전역한 바 있다.
조영욱이 웃기만 하자 정 감독은 “이제는 영욱이를 보내줘야 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앞에 앉은 고재현(대구FC)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했다.
고재현은 “나도 빨리 상무에 가야지만…”이라며 “홈에서 무서운 맛을 보여드리고 내년에 들어가겠다”고 웃었다.
개막전 상대인 김천을 향한 발언이었다.
고재현의 답을 들은 정 감독은 “뽑도록 하겠다”며 그의 상무 입대를 내정하는 분위기로 다시 웃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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