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하 '기상청 사람들')에서 박민영이 분한 진하경은 피곤함에 지쳐 때때로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런 진하경은 대학생 때부터 만나 결혼 직전까지 간 한기준(윤박 분)에게 하루아침에 이별을 통보받아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중 햇살처럼 밝은 남자, 이시우(송강 분)를만난다.

박민영은 '진하경'이라는 인물에 대해 "일이 가장 최우선인 사람"이라며 "다음에 찾아온 사랑에서도 실수한다.
일 말고는 허점투성이다.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진심이고 열정적이고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너무 꽉 막히고 융통성 없고 사회성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정직함이 매력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진하경·이시우의 로맨스가 시작하는 순간에 대해서는"가장 우울하고 침체했던 순간에 나를 밝게 만들어주는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 순간적인 이끌림에 충동적으로 하룻밤을 보내고 연인이 되는 과정이 성인으로서 충분히 이해 가는 지점이었다"라며 "그런 잘생긴 연하남이 웃어준다면 나도 움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초반 신들을 보면서 '참 예쁘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로맨스는 순탄치못했다.
처음에는 진하경이 이시우를 밀어냈고, 이시우가 자신의 아버지 때문에 비혼주의를 택했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헤어지기도 했다.
이에 박민영은 "중후반부로맨스가 약해졌던 건 배우로서도, 시청자로서도 아쉬웠다"면서도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고, 보여드려야 할 드라마의 큰 주제들이 있었다.
그런 아쉬움은 묻어두고, 다음 드라마에서 풀기로 했다"고 했다.

'빌런' 한기준을 연기한 윤박에 대해 박민영은 진심 어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유난히 (한기준을) 때리는 장면이 많다.
그게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면서 "1회 엔딩에서 한기준이 '나누자 반반' 했을 때 경멸도 아니고, 거의 세게 맞은 느낌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윤박이 참 연기를 잘하는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이어 "정말 보기가 싫고 얄미웠다.
얄밉다는 말은 순화시켜서 얘기한 거다.
'쟤 어떡하지. 한 대 때릴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연기를 잘했다"라며 "작품 속에서는 치고박고 많이 싸웠지만, 실제로 윤박 씨와 저의 배우 간 케미는 굉장히 좋았다.
리허설할 때는 촬영 감독님이 '얘네 싸우는데 왜 잘 어울리지?'라며 재밌어했다.
정말 좋은 배우다.
다음에 꼭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박민영은 한기준을 향해 '너가 가라고 스위스 제네바로 이 XXX야'라고 하는 장면이 "이 작품을 하게 된 결정적인 신"이라며 "그 신을 보고 '빨리 저 대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캐릭터를 선택하게 됐다.
99개의 고구마에사이다 한 캔으로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다면, 나는 고구마를 많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민영은 해당 장면을 연기하면서"속이 엄청 시원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너무 답답하고 슬픈 감정이 더 셌다.
'이게 잔혹함이구나' 싶었다.
입으로는 시원하게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데, 속이 시원한 게 아니고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한기준과 진하경은 초중반까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절친한 친구가 된다.
이에 박민영은 "배우의 힘이 가장 컸다.
한기준을 윤박 배우가 맡아 찌질하고 밉상이지만, 이상하게 짠한 면모를 너무 잘 표현해줬다.
저 역시도 그 짠함을 남동생 보듯 했다"며 "너무 어렸을 때 사귀었다.
훗날 만났을 때는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만나서 속 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관계로 인식하고 표현했다.
절대적으로 윤박 배우의 힘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사람들'은 로맨스 드라마이기도 했지만, 직장인들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때문에 젊은 나이에 과장이 된 진하경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드라마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박민영은 진하경이 기상청에서 겪었던 일 중 가장 마음이 쓰였던 장면으로 "나(진하경)는 정말 열심히 하고 정석대로 하는데 그게 통하지 않을 때"를 꼽으며 "처음에는 총괄2팀에서 진하경의 입지가 너무 안 좋았다.
얘는 정말 죽을 힘을 다해서 노력하는데, 사회성·융통성이 부족한 부분 때문에 사랑받지 못하는 진하경의 외로움이 처량해 보였다"고 전했다.

마침내 팀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후, 진하경은 또 다른 고민을 맞닥뜨린다.
남편 뒷바라지와 양육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총괄2팀 오명주(윤사봉 분)가 진하경에게 "과장님은 결혼하지 말아라"라는 충고를 한 것이다.
때문에 진하경은 결혼과 경력단절 사이에서 현실적인 고민을 하기도 한다.
이시우와 진하경이 결혼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오명주의 충고 탓에 시청자 입장에서는 진하경이 결혼 후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궁금증이 쏠릴 수밖에 없다.

박민영은 진하경과 이시우 사이에 "아이는 없지 않을까 싶다"라며 "제가 생각하는 하경이는 시우를 아들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딩크족으로 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둘이 가치관이 안 맞아서 충돌했을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서로 맞춰가는 과정을 겪었다"며 "일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하경, 비혼주의자였던 시우가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합쳐진 커플이다.
아마 둘 다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내 부부가 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인터뷰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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