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짜 우편물을 이용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빈발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범죄조직이 가짜 우편물을 우체국을 통해 발송하거나 직접 우편함에 넣는 사례가 다수 확인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일당은 자신들은 경기도 소속 공공기관으로 속여 개인사업자 안정자금 지원 신청서 등 위조된 우편물을 보내 피해자가 전화금융사기 일당에게 전화하도록 유도하는 식의 수법을 사용한다.

지난달에는 다량의 가짜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경북 경주 일대에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가짜 안내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하면 "신분증을 우편함에 넣어두라"거나 "우편물이 검찰청에 있다"라고 속이는 수법이었다.

기존 문자 대량 발송 수법이 관계 기관이나 통신사에 의해 차단되고 있어 이를 회피하기 위해 직접 우편물을 보내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우편물은 받는 사람이 열어보기 전까지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어 미리 차단하기 어려운 데다, 한 번 열면 공식 기관 문서처럼 꾸며진 내용물의 진위 여부를 쉽게 신뢰한다는 문제가 있다.

또 이전에는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수사하겠다'는 식으로 협박했다면 최근에는 피해자의 신체·신상을 직접 위협하는 수법도 늘고 있다.

강원 춘천에선 수사기관을 사칭한 일당이 20대 여성에게 '조사를 해야 하니 서울 송파구 소재 모텔에 투숙하라'라고 협박해 실제로 모텔에 사흘간 감금하고 1억여 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서울에선 다른 20대 여성 피해자에게 '도주 우려가 있어 보이니 텔레그램을 설치하고 24시간 영상통화를 켜두라'고 시킨 뒤 신체검사를 명목으로 나체를 촬영한 사례도 나타났다.

혹은 악성 앱 차단 기능이 없는 휴대전화 공기계를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사례도 있었다.
검사를 사칭해 수사에 협조하라며 휴대전화 공기계를 구매하게 한 뒤 악성 앱을 깔게 하고 피해자를 조종해 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화나 문자를 이용한 전화금융사기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범죄조직들이 오히려 전통적 수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