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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엔 더 없이 반가운 레길론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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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TO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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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엔 더 없이 반가운 레길론의 등장
토트넘의 신승이었다. 선제골을 내줬다 경기 막판 동점골을 만든 뒤 승부차기 끝에 어렵사리 이긴 승부였다.
사실 토트넘은 첼시와의 카라바오컵 16강전을 어느 정도 내려놓고 싸웠다. 주전 공격수 손흥민이 다친 데다 일정이 너무 빡빡해 주력들을 내세우지 못했다. 다른 팀들도 비슷한 처지지만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예선라운드까지 치르며 일정 압박이 더했다. 손흥민의 부상도 과정에서 발생한 악재였다. 토트넘은 선택과 집중의 전력이 필요했고 사실상 유로파리그에 무게를 실은 라인업을 첼시전에 구성했다.
토트넘은 때문에 첼시전에 로테이션 폭을 크게 가져갔다. 앞선 뉴캐슬전과 비교하면 무려 선발 9명이 교체된 대폭의 변화였다. 골키퍼 요리스와 수비수 다이어만이 선발을 유지했다. 지금까지의 체력 소모도 소모였지만 이번 주 계속 이어질 일정도 고려한 전력 안배였다. 토트넘은 10월2일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마카비 하이파전, 10월5일 프리미어리그 맨유전을 잇따라 치른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고 실제 점유율에서 4대6 이상으로 밀리는 등 고전했지만 토트넘은 승리했다. 곧바로 카라바오컵 8강전이 이어지면 토트넘에 부담이겠지만 대회 재개는 12월이라 체력을 충전할 여유가 있다. 토트넘에겐 최근 흔들렸던 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기회가 된 셈이다. 큰 폭의 로테이션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한 토트넘 선수들 전체의 공이 컸지만 특정 선수를 한 명 꼽자면 이번 승리의 최고 수훈 선수는 왼쪽 풀백 세르히오 레길론이었다.
폭발적인 데뷔전
첼시전은 레길론의 토트넘 데뷔전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지난 시즌 세비야로 임대가 활약하며 유로파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레길론은 이번 여름 런던으로 건너온 뒤 이번 첼시전에서 토트넘 데뷔전을 치렀다. 왼쪽 수비로 레길론의 주 포지션에서의 첫 경기였다.
데뷔전부터 MOM급의 존재감을 뿜어낸 레길론이었다. 레길론은 3백 전술의 왼쪽 윙백으로 출전했는데 폭발적인 스피드, 쉴 새 없는 공격가담, 상대의 맥을 끊는 수비 커팅 등 공격과 수비 가리지 않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토트넘 선수 중 가장 인상적인 존재감이었다.
실제 레길론은 라멜라(3회)에 이어 팀에서 2번째로 많은 슈팅(2회)을 때렸으며 양 팀을 합쳐 가장 많은 가로채기(5회)를 성공시켰다. 공수 할 것 없이 뚜렷한 데이터를 남긴 것이다. 83분엔 전환 컨트롤에 이어 기막힌 오른발 크로스로 라멜라의 극적인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구체적인 팀 공헌도면에서도 최고의 플레이를 펼쳐보였다.
첼시전의 토트넘 라인업
전반 선제실점 상황에선 의욕이 넘쳐 태클 타이밍을 잘못 잡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론 에너지 넘치는 활동량과 놀라운 속도로 왼쪽 측면을 오가며 경기를 이끌었다. 데뷔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자신감과 폭발력이었다.
레길론의 강렬한 등장은 토트넘에게 크게 2가지에 있어 큰 의미가 있다. 하나는 지속해 왔던 왼쪽 풀백 고민을 끊어낼 수 있다는 기대다. 벤 데이비스는 스완지에서 북런던으로 건너온 지 7시즌 째를 맞았지만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니 로즈 카드도 있었지만 실수가 너무 많아 결국 전력에서 이탈했다.
토트넘은 왼쪽 풀백 고민을 풀기 위해 지난 시즌 라이언 세세뇽을 데려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마땅한 자원이 없다보니 얀 베르통언을 왼쪽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오래된 토트넘 왼쪽 풀백 고민에 레길론이 등장한 것이다.
두 가지 의미
손흥민
레길론 등장의 또 하나 의미는 비대칭 전술에만 더 이상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좌우 풀백의 밸런스가 맞지 않다보니 토트넘은 비대칭 전술을 쓰곤 했다. 오른쪽 풀백은 공격적으로 높이 올리는 대신 왼쪽 풀백은 수비적으로 내려 쓰는 형태다. 지난 시즌엔 오리에, 올 시즌엔 도허티를 오른쪽에 두고 활용한 방식이다. 공수 밸런스에 특히 신경 쓰는 무리뉴 감독이 선호하는 전술 형태기도 하다.
공격 능력을 갖춘 레길론의 가세로 이제 토트넘은 ‘정상적인’ 양 풀백 운영이 가능케 됐다. 좌우를 가리지 않는 오버랩을 통해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첼시전엔 로테이션의 영향으로 오리에가 우측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는데 다음 경기부터 도허티와 레길론이 동시에 투입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양 풀백의 오버래핑은 토트넘의 강력한 공격루트가 될 수 있다.
정상적인 양 풀백 운영은 손흥민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래는 이번 첼시전에서 보여준 레길론의 히트맵이다. 왼쪽 터치라인을 타고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 가담도 적극적으로 펼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평소 손흥민의 히트맵과 겹쳐지는 움직임이다. 손흥민은 그간 왼쪽 풀백이 잘 올라오지 못하다보니 왼쪽 터치라인 쪽에 붙어 제한적으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았다.
첼시전 레길론 히트맵
하지만 이제 레길론의 가세로 손흥민은 측면뿐만 아니라 중앙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골을 만드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레길론과의 호흡이 전제돼야 하며 레길론이 깊게 전진해 올라올 때 그 뒷공간을 누가, 어떻게 커버할 것인가의 문제는 정리가 필요하다. 이 문제만 잘 해결된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토트넘의 플레이 지켜볼 수 있다.
손흥민의 부상 복귀는 A매치 주간이 끝나는 10월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전이 끝난 뒤 손흥민의 복귀시기에 대해 “A매치 휴지기 이후”라고 말했다. 10월 셋째주 웨스트햄과의 홈경기가 유력하다. 이 때까진 3주의 시간이 있다. 레길론 개인의 폭발력은 확인했다. 남은 건 합이다. 레길론과 도허티, 레길론과 손흥민 등이다. 조합은 감독의 몫이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의 3주는 무리뉴의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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