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디 등 한국전력 선수들이 16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22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의 경기 5세트를 따내며 승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2022.01.16.의정부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안산=강예진기자] 간절함이 징크스를 만든다.
한국전력이 봄배구에 성큼 다가섰다.
1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4위 쟁탈전에서 OK금융그룹을 세트스코어 3-1(19-25, 25-23, 25-19, 25-23)로 눌렀다.
승점 3을 추가하면서 한 경기 더 치른 3위 우리카드(승점50) 뒤를 바짝 추격했다.
기세를 이어간다면 3위까지 노릴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한국전력은 유독 봄배구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
간발의 차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놓쳤기 때문. 우리카드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 1만 추가했더라도 4위로 올라서 준PO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0-3으로 허무하게 패했다.
당시 장병철 감독은 “부담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마무리를 이렇게 해서 후회된다.
다음 시즌엔 꼭 봄배구에 가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절치부심했다.
이번 시즌 1라운드를 1위로 마쳐 첫 단추를 잘 끼우는 듯했다.
하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순위는 내려갔다.
6라운드 막바지인 지금, 중위권 싸움이 한창인 중심에 서게 됐다.
지난 시즌과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선수들의 간절함도 커졌다.
그 간절함이 징크스를 만들어냈다.
공재학이 커피를 선수단에 쏠 때마다 경기에서 이긴다는 것. 장병철 감독은 징크스의 시초를 간절함으로 봤다.
장 감독은 “원래는 홈경기 위주로 샀다.
이기다 보니 선수들도 믿음이 생겼다.
언젠가 깨지겠지만 안 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웃었다.
박철우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재학이가) 네 번 (커피를) 쐈는데 지금까지 다 이겼다.
5라운드 대한항공 전 때는 졌는데, 그때는 안 쐈더라. ‘너 때문에 졌다’고 농담 삼아 이야기도 했다”라면서 “이런 징크스 자체가 간절함의 대표적인 예다.
재학이는 팀 외적으로 선수들을 많이 도와준다.
그 부분의 연장선이 커피를 사는 것이다.
기분 좋은 징크스다”라며 미소 지었다.
장 감독은 사비를 들여서라도 ‘커피 징크스’를 깨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다.
이에 박철우는 “혹시라도 그런 말씀 하실까봐 입을 막는다.
재학이의 팀을 위한 마음이다.
재학이가 사비로 계속 사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징크스를 만들고 있다”라면서 봄배구를 향한 염원을 드러냈다.
한국전력은 2016~2017시즌 이후 봄내음을 맡지 못했다.
간절함이 만든 한국전력의 ‘커피 징크스’가 그들을 봄무대로 이끌 수 있을까.
강예진기자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