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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재에도 진전없는 ‘간호법 갈등’… 의료대란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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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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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 11일 부분파업 이견 못 좁혀… 의료대란 현실화 간협은 단체행동 의견조사 실시 정부, 직역 간 협업 악영향 우려 16일 尹 거부권 행사 여부 주목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13개 단체가 모인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가 11일 2차 부분파업에 나선다. 여야와 보건의료 직역 간 합의 없이 거대 야당 주도로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부터 보건의료계 내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당과 정부는 간호법 중재안과 간호사단체의 요구 사항을 대폭 수용한 간호 인력 지원 대책을 내놓으며 중재에 나섰지만, 간호사단체는 간호법 원안 제정을 고수하고 있어 협의에 진전이 없다.
1차 연가투쟁 때와 마찬가지로 의사들은 단축 진료를 하고 다른 직역은 연가 등을 활용해 부분 파업하는 방식이다. 의료연대는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단체행동에 나설지를 묻는 의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간호법이 그대로 공포되면 지금처럼 의료 현장에서 일하는 직역 간 갈등이 계속돼 국민 건강 보호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간호법 제정은) 실질적인 내용 변화 없이 의료 현장의 갈등을 심화하고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의료 체계는 1951년 시행된 의료법이 통일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간호법을 여기에서 분리하면 의료법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호법을 신호탄으로 한의사와 물리치료사 등 다른 직역의 독립법 제정 요구가 커지면 의료법 체계 관련 혼란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외국에도 의료법과 간호법으로 이원화한 체계를 가진 곳은 거의 없다고 한다. ‘간호사법’이 있는 국가는 대체로 치과의사법과 의료기사법 등 직역별로 법이 나뉘어 있다는 것이다. 간협은 고령화 시대에 늘어날 지역사회 돌봄 수요에 대응하려면 간호사 업무 범위를 ‘지역사회’로 확대하는 간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도 병원 밖·재택 돌봄 서비스 제공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지역사회 의료·돌봄 서비스는 간호사뿐 아니라 의사와 요양보호사, 물리·재활치료사 등의 협업이 중요한데, 다른 직역이 반발하는 간호법이 협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가정·방문 간호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의료법 등에 따라 이뤄져서 간호법 제정으로 바뀌는 것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간협은 의료법에 있는 조항을 그대로 들고 온 탓이지 간호법이 이를 규정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간호법 이해당사자인 간호조무사협회와 간협 간 협의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직역 간 이견이 큰 탓에 정부는 간호법을 그대로 제정하기보다는 중재안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복지부는 최근 간호사 처우 개선과 돌봄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긴 간호 인력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간협과 협의체를 꾸려 5차례 회의 끝에 의료법 체계 내에서 간협의 요구를 수용해 만들었다. 간협도 “간호정책의 주요 과제를 담고 있다”며 이를 환영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간호법 제정을 두고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간협은 간호법 협의 의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논란이 됐던 내용은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대부분 수정됐다고 반박한다. 간호사의 단독 개원이나 다른 직역의 업무 영역을 침범하는 것도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은 오는 19일이다. 16일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와 상관없이 둘로 나뉜 보건의료계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료 현장의 갈등과 혼란은 길어질 전망이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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