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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전주=정다워기자] ‘박동진이면 그럴 수 있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K리그1 10라운드 경기. 후반 44분 서울 공격수 박동진은 극적인 헤더 동점골을 터뜨린 후 돌발 행동을 했다.
상의까지 벗어던지고 있는 힘껏 포효하며 동료, 원정팬과 기쁨을 나눈 박동진은 갑자기 피치 위에 엎드리더니 한 쪽 다리를 들고 개가 소변을 보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이른바 ‘영역 표시’ 세리머니였다.

사실 시각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는 장면이었다.
워낙 일반적이지 않은 세리머니이고, 보수적으로 생각하면 어린이날에 걸맞지 않은 행동이기도 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상대팀 경기장에서 무례한 행동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이 박동진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박동진은 K리그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다.
왕성한 활동량에 거침 없는 슛, 여기에 상대를 가리지 않고 신경전을 벌이는 거친 성격이 박동진을 대변한다.
오죽하면 별명이 ‘상암동 미친개’다.
서울의 홈 구장 상암동을 자유롭게, 혹은 거칠게 누비는 선수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박동진은 자신을 ‘개’에 비유하는 별명에서 착안해 영역표시 세리머니를 한 것으로 보인다.
K리그를 잘 아는 팬이라면 박동진의 행동에 ‘그러려니’ 할 수밖에 없다.
지난 겨울 박동진과 서울, 정확히는 안익수 감독 사이에는 큰 장벽이 세워졌다.
지난해 전역 후에도 기회를 얻지 못한 박동진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새 팀으로 이적하길 원했다.
마침 여러 팀이 박동진 영입을 원했고, 특히 성남FC와는 구체적 이적료, 연봉까지 오갔다.
이 과정에서 박동진과 안 감독이 불화를 겪는다는 소문까지 나왔다.
당연히 동계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에 잔류하긴 했지만 박동진은 올시즌 초반 전 경기에 결장했다.
소중한 시즌 초반을 잃어버린 가운데 박동진은 4월 휴식기를 통해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고 복귀를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박동진은 시즌 처음으로 출전한 경기에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내는 동점골을 넣었다.

서울은 K리그에서도 알아주는 미드필드 라인을 자랑한다.
기성용과 팔로세비치, 그리고 단기 합류한 황인범으로 이뤄지는 중원은 리그에서도 톱 수준이다.
아쉬운 포지션은 공격수였는데 박동진이 돌아오면서 스쿼드 전체의 무게감이 올라갔다.
박동진의 합류는 공격수가 부족한 서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동진과 갈등을 겪었던 안 감독조차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동진이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인생을 사는 데 여러 일이 있다.
그런 과정을 딛고 일어나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첫 번째 경기에서 좋은 역할을 한 것에 대해 서울의 수장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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