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희철 감독이 지난달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학생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천적과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압도적으로 정규리그를 질주해 정상에 올랐고 4강 플레이오프(PO)에서도 쾌속질주했지만, 마지막 관문이 만만치 않다.
서울 SK가 유일하게 상대전적에서 밀린 안양 KGC와 정상 결전에 임한다.
정규리그 40승 14패 승률 0.741 팀과 32승 22패 승률 0.593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격돌한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승률 0.741 SK가 승률 0.593 KGC에 앞선다.
하지만 두 팀의 맞대결 모습은 정반대였다.
정규리그에서 KGC는 SK와 6번의 맞대결에서 5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SK의 빠른 공격을 저지했고 높이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KGC 특유의 수비 성공 후 빠른 3점슛으로 SK를 압도했다.
SK는 상대 전적에서 오직 KGC에만 밀렸다.
원인없는 결과는 없다.
SK 전희철 감독은 정규리그 기간 KGC와 경기를 꾸준히 복기했다.
그리고 단기전으로 시선을 멀리 뒀다.
전 감독은 “우리가 KGC를 상대로 어려움을 겪는 몇가지 원인이 있다.
일단 3점슛이다.
KGC는 3점슛을 가장 많이 던지는 팀이다.
3점슛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요인이 우리 진영을 무너뜨린다”며 “3점슛이 들어가지 않으면 공이 멀리 튀면서 롱리바운드가 된다.
우리 선수들은 짧은 리바운드 후 바로 속공을 전개하는 데 익숙하다.
공이 멀리 튀면 리바운드를 빼앗기고 다시 3점슛을 허용하는 악순환이 많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KGC는 경기당 평균 3점슛 시도 32.7회로 1위, 3점슛 성공도 11.2개로 1위다.
최고 슈터 전성현은 물론, 주전 선수 5명이 모두 3점슛을 던질 수 있다.
찬스에서는 주저하지 않고 3점슛을 던져 상대를 따돌린다.
반면 SK는 3점슛을 가장 적게 던진다.
경기당 평균 3점슛 시도 20.7회로 10위, 3점슛 성공은 7.1개로 8위다.
3점 슈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외곽슛보다는 속공과 돌파, 그리고 외국인선수 자밀 워니의 비중이 크다.
이렇게 정반대 팀컬러가 충돌하면서 상성을 만들었고 무게추가 KGC로 기울곤 했다.
하지만 전 감독은 KGC와 단기전에서는 완전히 달라질 것을 예고했다.
그는 “정규시즌에는 한 경기만 생각해서 큰 변화를 줄 수 없다.
선수들의 습관을 갑자기 바꾸면 팀 전체가 흔들린다.
단기전은 다르다.
상대 팀에만 집중해 수비 전술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 수 있다.
KGC와 만나게 되면 완전히 다르게 전술과 전략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SK의 장기인 지역방어부터 리바운드시 박스아웃 진영까지 여러가지 부분에서 변화를 예고한 전 감독이다.
유독 KGC만 만나면 열세가 되는 리바운드 문제를 해결한다면 무게추는 SK로 기울 수 있다.
KGC 김승기 감독 또한 신중하게 SK와 챔프전을 준비할 것을 다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27일 4강 PO 시리즈 승리 후 “SK는 정말 강팀이다.
구멍이 없다.
더 힘든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워니 수비다.
SK는 워니에서 파생되는 옵션이 많다.
전희철 감독이 워니를 잘 육성하고 만들었다”고 워니를 향한 팀수비를 강조했다.
6강 PO에서 니콜슨, 4강 PO에서 라렌을 흔들었던 것처럼 챔프전에서는 워니를 견제할 것을 예고했다.

안양 KGC 김승기 감독이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수원 KT와 경기에서 변준형에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안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볼거리가 많은 챔프전이다.
김선형과 변준형의 가드 쇼다운부터 최준용과 문성곤의 포워드 대결, 안영준과 전성현의 슈터 대결까지 그야말로 최고 무대와 어울리는 매치업이 됐다.
KGC 오마리 스펠맨이 계획대로 챔프전에 출전한다면 워니와 스펠맨의 대결에도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양팀 감독의 지략 대결이 자리할 것이다.
챔프전 1차전은 내달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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